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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승욱	2017-03-21 00: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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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 말씀 묵상 점검표」의 교회사적 위치: 하

4. 무엇이 성도들을 성장시키며, 무엇이 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가?

이런 일련의 교회사적 사실들을 배워가면서, 저는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다 말씀드리기에는 글이 중구난방이 될 것 같고, 한 두가지 정도 언급할 수 있으면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사도 시대가 지난 이후, 교회는 부정적인 요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감독, 사제 라고 하는 성직자들, 또는 교황, 황제라고 하는 권력자들을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진리를 성공적으로 지킬 수 없었습니다. 수도원의 규칙들도 순수한 신앙을 지키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성도들을 성장시키고, 진리의 순수성을 지키고, 교회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

저는 사도 바울이 에베소 장로들 앞에서 고별설교를 하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사도 바울은 떠날 때에 장로들에게 무어라고 말씀하셨던가요! 그는 “나의 전한 유전이 너희를 지킬 것이다.” 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내가 천거하고 세운 후임자가 너희를 인도할 것이다.” 라고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내가 너희를 주와 및 그 은혜의 말씀께 부탁하노니 그 말씀이 너희를 든든히 세우사 거룩케 하심을 입은 모든 자 가운데 기업이 있게 하시리라 (행 20:32).”

사도 바울은 마치 자신이 떠난 이후에 일어날 일들을 미리 내다보기라도 했던 것처럼,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사도 바울의 말을 기억해내지 못했고, 말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하나님께서 루터를 통해, 칭의의 말씀을 통해 다시 빛을 주시기 전까지, 암흑의 시대를 견뎌야 했습니다.

5. 「자율 말씀 묵상 점검표」의 교회사적 위치

사도 바울의 고별 설교의 한 구절을 생각하던 차에, 「자율 말씀 묵상 점검표」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말씀을 조직신학적으로 정리한 『거룩한』 시리즈가 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그것을 다시 한 번 체계적으로 정리하셔서 이 점검표를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이제 와서 하는 고백 하는 말이지만, 저는 목사님께서 강단에서 “~~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려고 기도하고 있으니까 ~~” 라는 내용의 말씀을 하실 때, 한 번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해”라는 것은 고상한 변명이고, 쉽게 “동의”가 되지 않았다고 해야 더 솔직한 표현일 것 같네요. 하지만, 교회사를 공부하고 나서, 이 점검표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을 때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아! 이 방향이 옳은 방향이구나!”

가톨릭은 초기부터 평신도들이 말씀을 볼 수 없도록 막았습니다. 그래서 평신도들은 말씀을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었습니다. 마귀는 성도들이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지 못하도록 그렇게 막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 길이 열려 있습니다. 저는 '「자율 말씀 묵상 점검표」가, 목사님께서 성도들이 검을 편하게 쥐고 더 잘 휘두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시는 칼자루(검파, 칼의 손잡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명검을 손에 쥐고서도 휘두르지 않고 져버린다면, 나는 정말 바보구나.’

교인과 교회의 성장을 위해 「자율 말씀 묵상 점검표」 같은 방식을 만들어 낸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 점검표가 교회사적으로 갖는 의미와 위치를 성도 여러분들도 함께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청년부에서는 저를 포함하여 4명의 청년이 자원하여, 점검표를 활용한 스터디 모임을 구성하였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첫 모임을 가지는데, 이 글을 통해 모임의 구성원들에게도 더 큰 동기부여가 되고, 마음이 더 달아오를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

6. 감사교회의 행복

지난 주일, 저는 주보를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주보의 광고란에는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2017년 자율 말씀 묵상 점검표” 교회 홈페이지에 올려 놓았습니다. 진리의 지식 안에서 최대로 성장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회 말씀 공부는 얼마든지 독학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다른 교회는 “교회 밖에서 성경공부 하지 말라.”고 합니다. 실제로 그런 내용이 실린 주보를 본 적도 있습니다. 이해는 됩니다. 이단에 엮일까봐 걱정이 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것입니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신자들이 이단을 분별할 수 있는 지식도 없다는 것입니다. 영혼의 인도자, 교회의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대체 수년간 무슨 말씀을 전하고, 어떻게 교회를 이끌었기에 신자들은 수년을 교회를 다니면서도 이단을 분별할 지식도 없을까요.

둘째는, 신자들이 말씀을 공부할 수 있을만한 체계나 자료를 목자들이 준비해두지 않았다는 것입니다(이것이야말로 중요한 것인데, 이것 말고 교육 선교, 영어 선교, 의료 선교, 자선 활동 등에는 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휫필드 목사님은 「시험당하는 자를 도우시는 그리스도」라는 설교에서 “이러한 무지한 자들의 인도자가 글을 익혀 주고 학식을 크게 나누어 주고 있다는 것 때문에 예수님의 참 사역자들로 높이 평가되고 있나이다! 이러한 이들은 소경을 인도하는 소경 인도자들입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질적인 일이 아니라 부차적인 일들로 평가 받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생각하게 해주시는 말씀입니다.)

우리 교회 말씀 공부는 얼마든지 독학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사교회의 주보에는 이런 표현이 분명하게 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신자들의 지적 수준이 그만큼 잡혀있다는 것입니다.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으면 독학은 어렵습니다. (우리 교인들 수준이 노샘프턴 교인들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면, 힘든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들 대단하십니다 ^^) 둘째는, 독학으로 할 수 있을 만큼의 준비되고 충분한 교안이 마련되었다는 것입니다.

퇴근 하는 길에, 글을 쓰기 위해 머리를 정리하던 차에 들었던 생각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거짓된 교사들, 나쁜 지도자들은 구성원들이 똑똑한 것을 원치 않습니다. 구성원들이 무식해야, 자신의 우월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된 교사들, 선한 지도자들은 구성원들이 배우고 알기를 원합니다. 그것이 그들의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홍수 속에서 참된 말씀이 메말라가는 시대에, 성도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노고를 쉬지 않으시는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참된 목자를 만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자율 말씀 묵상 점검표」의 교회사적 위치: 하
작성자 : 황승욱 2017/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