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개혁주의 신조인 도르트 신조와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에는 청교도들의 구원론이 잘 반영되어 나타난다.
(개혁교회란 칼빈의 가르침에 따라 여러 가지 개혁된 신앙고백을 하는 교단을 총칭한다. 특히 영어권에 속한 칼빈주의 교회들은 장로교회라 부르고, 유럽 대륙에서는 개혁교회라 부른다.)
1. 도르트 신조
도르트 총회는 아르미니우스주의자들 때문에 네덜란드에서 야기되었던 일련의 문제들을 수습하기 위해서 1618년 11월 13일 도르트(Dort)에서 소집되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네덜란드 교회의 35명의 목사와 21명의 장로, 5명의 신학 교수들이었고, 18명의 평신도들이 세속 정권의 대표로 감시를 위해 정부에서 파송되었다. 외국에서 온 대표들은 모두 28명이었는데, 잉글랜드, 독일의 헤세, 브레멘, 스위스의 자유 도시인 베른, 취리히, 바젤, 제네바 등지에서 파송된 교회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도르트 총회는 칼빈주의자들의 국제적인 첫 회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1618년 11월 13일부터 1619년 5월 9일까지 154차례의 회합을 가졌다. 아르미니우스주의를 주장한 항의파들은 공식적인 교회의 대표가 아니었으므로, 동일한 권리로 참석하지 못했다. 총회는 아르미니우스파 목사들의 설교에 대해 심사했는데, 결국 총회는 항의파들을 모든 지역에서 완전히 면직시키기로 결정했다.
도르트 총회는 개혁 교회의 역사 중에서 유일하게, 준(準) 세계 교회 총회의 성격을 가진 회의였다. 도르트 신조가 칼빈주의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일치 신조’1)가 루터 교회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슷하다.2) 도르트 신조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함께 화란 개혁 교회의 교리 고백서이며, 미국에 있는 (화란계의) 개혁 교회의 고백서이다.
도르트 신조의 구원론 부분에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자.
제3, 4교리 인간의 타락, 그리고 하나님께로의 회심과 그 방법 │
제1조와 2조는 인간의 타락을 논하고,
제3조에서는 구원에 있어서 인간의 전적인 무능력을 논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죄 가운데서 잉태되었으므로, 본질상 진노의 자식이요, 구원할 만한 어떠한 선도 행할 수 없이, 악으로 기울어져서 죄 가운데서 죽는 죄의 노예이다. 따라서 중생케 하시는 성령의 은혜가 없이는, 하나님께로 돌아와 자기 본성의 부패함을 개혁할 수도 없고, 이것을 바랄 수도 없으며, 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지 못한다.”
제11조에서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회심을 이루시는지를 말한다. “하나님께서 택한 사람들 안에서 자기의 기쁘신 뜻을 성취하실 때, 즉 그들 안에서 참 회개를 하게 하실 때에, 외적으로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시고 또 성령으로는 그들의 마음을 강력하게 조명하셔서 하나님의 신령한 것들을 올바로 이해하고 분별하게 하실 뿐만 아니라, 중생케 하시는 동일한 성령의 효력으로 사람의 가장 깊은 곳까지 어루만져 닫힌 것을 여시고, 굳어진 마음을 부드럽게 하시고, 할례 받지 못한 것을 할례 받게 하시고, 지금까지 죽어 있던 의지를 살려서 새로운 의지를 갖게 하여, 악함과 불순종과 완고함에서부터 돌아서서 선하고 순종하고 온순하게 하시고, 또 활기차고 강하게 하여, 마치 좋은 나무처럼 좋은 행실의 열매를 맺게 하신다.”
제12조는 중생의 초자연적 성격을 말한다. 도르트 신조는 ‘중생’을 ‘새 창조’라고 말하면서 하나님께서 놀라운 방법으로 역사하시는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다 확실하게, 실패 없이, 효과적으로 중생하게 되고, 또 실제로 믿음에 이른다.”라고 하였다. 이 내용은 중요하므로 그대로 소개하겠다.
“또 성경에서 크게 찬양하는 중생이란 이러하다. 그것은 새롭게 하시는 것이요, 새로운 창조요, 하나님께서 우리의 도움이 없이도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시켜서 살아나도록 우리 안에서 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외적인 복음 전파나 도덕적인 설득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시는 것이 아니다. 또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하실 부분을 하시고 중생되거나 회심되는 것은 사람의 능력에 맡기시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분명히 초자연적인 역사요, 가장 강력함과 동시에 가장 기쁘고 놀랍고 신비롭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사역이다. 이 역사를 이루시는 이의 영감으로 기록된 성경에서 말씀하는 것처럼, 이것은 창조나 죽은 자의 부활의 효력에 뒤지지 않는 사역이다. 따라서 그 마음에 하나님께서 이처럼 놀라운 방법으로 역사하시는 사람들은 모두 다 확실하게, 실패 없이, 효과적으로 중생하게 되고, 또 실제로 믿게 된다. 이렇게 볼 때, 의지가 다시 새로워지는 것은 하나님의 역사와 영향으로 말미암는 일임과 동시에, 이러한 영향의 결과로 의지 자체가 활동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사람은 받은 은혜에 따라서 그 자신이 믿고 회개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역시 옳은 말이다.”
제14조는 하나님께서 구원 얻는 믿음을 주시는 방식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믿음이 하나님의 선물로 여겨지는 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자기들 좋을 대로 받아들이든지 거절하든지 하도록 주신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실체적으로 넣어 주시고, 불어넣으셨으며, 주입을 시키셨기 때문이다.”
도르트 신조의 중생론은 윌리엄 에임즈(William Ames)3)의 『신학의 정수』(1623년에 라틴어 초판이 암스테르담에서 출간됨)의 중생론과 같다. 에임즈는 도르트 총회의 정식 대표가 아니라 참관인으로 출석했으나, 고마루스(Gomarus, 1563～1641) 다음으로 깊은 영향을 끼쳤다. 에임즈는 부르심, 회심, 중생을 모두 같은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영접으로 인해 부르심은 회심이라고 불립니다(행 26:20).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모든 자들은 완전히 죄에서 은혜로 방향 전환하고, 세상을 따르는 삶에서 방향 전환하여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을 따르게 됩니다. 이는 또한 중생 혹은 새 생명의 시작, 새 창조,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불립니다. 성경에서도 자주 이와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요 1:13 ; 3:6 ; 요일 3:9 ; 벧전 1:23 ; 2:2). 엄밀히 말하면, 복음이 제시되는 것 자체가 부르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인간들을 효과적으로 초청하고 그리스도께로 이끄시기 때문입니다(요 6:44).”4)
이상 살펴본 도르트 총회의 가르침은 개혁 신학 전통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다음 2, 3세기 동안 개혁 교회 안에서 중생의 가르침이 나아가는 방향을 정했다.
2.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는 장로교가 채택하고 있는 공식적인 신앙 고백서이며, 한국 개혁주의 교회가 채택하는 신앙의 표준 문서이다. 그것은 웨스트민스터 총회(1643년 7월 1～1648년 2월 22일)가 29개월을 걸쳐 작성한 것이다.
이 회의는 장로교 세력이 강했던 영국 국회에 의해 1643년에 소집되었다. 국회는 1643년 6월 12일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라는 새로운 문서를 만들어서 영국 국교회를 개혁하고자, 다시 말하면 칼빈주의 노선으로 복귀시키고자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을 초빙하기로 결정했다. 1643년 7월 1일부터 1648년 2월 22일까지 5년 6개월 동안 런던 웨스트민스터 교회당에서 1,163회의 모임을 가졌다. 회의에 참석한 사람의 구성을 보면, 평신도 회원으로는 상원 대표 10명과 하원 대표 20명이 참석했고, 그리고 성직자는 121명이 참석했다. 참석자 대부분이 장로교파였으며, 독립파 대표가 5명이었다.5) 기타 소수의 온건한 감독파와 에라스티언주의자들6)도 있었다. 신학적으로 볼 때, 웨스트민스터 회의에 참석한 대표들은 모두 칼빈주의자들이었다.
웨스트민스터 회의는 그 회의가 결정해 놓은 안건의 범위나 능력에서 보든지 또는 후대에 끼친 영향 면에서 보든지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회의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7) 리처드 백스터는 그의 자서전에서 웨스트민스터 회의 구성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곳에 모인 성직자들은 탁월한 학식과 경건함 그리고 목회적인 능력과 충성심을 소유한 자들이었다. 나는 그들 중 하나에 속할 만한 자격도 없는 사람이기에 적대와 질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하여 더욱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데, 그 같은 부류에 관한 모든 역사적 사실과 우리에게 전수된 모든 다른 증거에 의해서 판단해 볼 때, 기독교계에 사도 시대로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 총회보다 (여러 면을 비교해 볼 때) 더 나은 성직자들이 모인 종교 회의는 없었다.”8)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는 영국에서 작성되기는 했으나 영국 국교회에서는 채택되지 않았고, 1648년에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를 채택한 스코틀랜드 교회와 연결된 영어권 장로교회의 기본적 신앙 고백이 되었다.9) 이 고백서는 미국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미국의 장로교회는 1729년에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를 법적으로 채택하고 모든 목사들에게 서명을 요구했다. 1648년 매사추세츠 회중교회가 교회 정치 부분을 수정하고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를 채택하였고, 1707년 침례교회도 교회 정치와 성인 세례 외의 교리 표준을 받아들여 1742년 정식으로 채택했다.
미국 북장로교회는 1903년에 신앙 고백서의 마지막 제33장 이후에 제34장 ‘성령에 관하여’, 제35장 ‘하나님의 사랑의 복음과 선교에 관하여’를 첨가하였다. 미국 남장로교회도 이 첨가된 부분들을 받아들였으며, 교회의 직원들 곧 교역자와 장로와 집사의 안수 시에 이 내용들에 서약할 것을 규정하였다.10) 우리나라 장로교에서는 1917년 9월 제6회 총회에서 채택하였다.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는 호방함과 균형과 정교함을 지녔다. 그리하여 이 문서를 비판하는 사람들조차 이 문서의 위엄과 치밀함을 인정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 중 구원에 관한 부분을 살펴보자.
제10장 효과적 부르심 │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는 도르트 신조와 같이 중생과 회심을 같은 것으로 보았다.11) 부르심, 중생, 회심을 동일한 사건으로 설명했다.
“1. 하나님께서는 생명을 얻기로 예정된 모든 사람을, 그들만을 그가 지정하신 적당한 때에 그의 말씀과 성령에 의하여 본성상 죄와 죽음에 처해 있는 상태로부터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은혜와 구원으로 부르신다(살후 2:13～14 ; 고후 3:3, 6 ; 롬 8:30 ; 11:7 ; 엡 1:10～11 ; 롬 8:2 ; 엡 2:1～5 ; 딤후 1:9～10). 그렇게 하실 때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하나님에게 속한 일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들의 마음에 영적으로 구원하시는 조명을 주시고(행 26:18 ; 고전 2:10, 12 ; 엡 1:17～18), 돌과 같이 굳은 마음을 살과 같이 부드러운 마음으로 만드시고(겔 36:27 ; 엡 1:19 ; 요 6:44～45), 저들의 의지(意志)를 새롭게 하사 그의 전능하신 권능에 의하여 선한 것을 결심하게 하시고, 효과적으로 이들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이끄신다(겔 11:19 ; 빌 2:13 ; 신 30:6 ; 겔 36:27 ; 엡 1:19 ; 요 6:44～45). 이때에 그들은 하나님의 은총에 의하여 자원하여 나오게 되어 있으므로 그들은 가장 자유롭게 나아오는 것이다(사 1:4 ; 시 110:3 ; 요 6:37 ; 롬 6:16～18).
2. 이와 같은 하나님의 효과적 부르심은 전혀 예지된 인간의 공로에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무조건적이고 특별한 은혜에서 온 것이다(딤후 1:9 ; 딛 3:4-5 ; 엡 2:4～5, 8～9 ; 롬 9:11). 인간은 전적으로 수동적이다. 인간은 성령에 의해서 살아나고 새롭게 되어야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고, 이 부르심 안에서 제공되고 전달되는 은혜를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요 6:37 ; 겔 36:27 ; 요 5:25).”
제11장 칭의 │ 오늘날 개혁 신학자들 가운데는 의의 전가로서의 칭의 교리에 집착하여 모든 은혜의 주입 개념을 배척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청교도들의 가르침과 정면 배치된다. 청교도들이 말하는 칭의 얻는 신앙은 성령의 선물이며, 성령의 새롭게 하심, 즉 은혜의 주입으로 말미암아 주어지는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인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칭의는 그리스도의 순종이 ‘전가됨으로’ 일어난다. 신앙만이 칭의의 유일한 수단이다.
“1. 하나님께서는 효과적으로 부르신 사람들을 또한 값없이 의롭다 하신다(롬 8:30 ; 3:24). ……
2. 이처럼 그리스도와 그의 의를 수용하고 의지하는 신앙만이 칭의의 유일한 수단이다(요 1:12 ; 롬 3:28 ; 5:1). 그러나 믿음은 의롭다 함을 받은 사람 안에서 단독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모든 다른 구원의 은혜들과 함께 한다. 이 믿음은 죽은 믿음이 아니라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이다(약 2:17, 22, 26 ; 갈 5:6).”
제12장 양자(養子) │ 칭의 다음에 양자가 온다.
“1. 하나님께서는 칭의 얻은 모든 사람들을 그의 유일무이한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양자의 은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다(엡 1:5; 갈 4:4～5). 또한 칭의 얻은 사람들은 양자가 됨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의 수에 들어가게 되고, 하나님의 자녀의 자유와 특권을 누린다(롬 8:17; 요 1:12). 이들은 또한 그들 위에 적힌 하나님의 이름을 갖게 되고(렘 14:9; 고후 6:18; 계 3:12), 양자의 영을 받는다(롬 8:15). 이들은 담대하게 은혜의 보좌 앞에 나갈 수 있고(엡 3:12; 롬 5:2),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 있으며(갈 4:6), 불쌍히 여김과(시 103:13) 보호를 받으며(잠 14:26), 하나님께서 필요한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고(마 6:30, 32; 벧전 5:7), 육신의 아버지께 징계를 받는 것처럼 하나님의 징계를 받는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버림받지 않고(애 3:31) 오히려 구속의 날까지 인(印)치심을 받고(엡 4:30), 영원한 구원의 상속자로서(벧전 1:3-4) 약속을 유업으로 받는다(히 6:12).”
제13장 성화(聖化) │ 거듭난 사람은 내주하는 성령에 의하여 실제로 거룩하게 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는 참으로 거룩한 삶을 살지 않는 자는 천국에 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효과적으로 부름 받고 중생하여 그들 안에 새 마음과 새 영을 창조함 받은 자들은,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의 공로를 통하여, 그의 말씀과 그들 속에 거하시는 성령에 의하여 개인이 실제적으로 더욱더 거룩하게 된다(고전 6:11 ; 행 20:32 ; 빌 3:10 ; 롬 6:5-6 ; 요 17:17 ; 엡 5:26 ; 살후 2:13). 몸 전체를 지배하던 죄의 권세는 파괴되고(롬 6:6, 14), 몸의 각종 정욕이 더욱 더 약화되며 죽고(갈 5:24 ; 롬 8:13), 나아가서 이들은 온갖 구원하시는 은혜 안에서 더욱더 살아나고 강건해져서(골 1:11 ; 엡 3:16～19) 참으로 거룩한 생활을 실천한다. 이와 같은 거룩한 삶을 영위하지 않는 한 아무도 주님을 볼 수 없을 것이다(고후 7:1 ; 히 12:14).”
제14장 구원에 이르는 믿음 │ 믿음과 회개는 구원의 순서상으로는 효과적 부르심 다음에 와야 하겠으나 칭의, 양자, 성화 다음에 둔 것은, 하나님의 행위인 칭의, 양자, 성화를 먼저 설명하고, 인간의 반응인 신앙과 회개를 설명하고자 한 것이다.
“1. 믿음의 은혜는 택함을 받은 자들의 마음속에 역사하시는 그리스도의 성령의 역사이다(고후 4:13 ; 엡 1:17～19 ; 2:8). 이 믿음의 은혜에 의하여 택함을 받은 자들이 그들의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믿음을 가질 수 있다(히 10:39). 이 믿음은 보통 말씀 사역을 통해서 생긴다(롬 10:14, 17). 이렇게 생긴 믿음은 말씀과 성례의 시행 및 기도에 의하여 성장하고 강화된다(벧전 2:2 ; 행 20:32 ; 롬 4:11 ; 눅 17:5 ; 롬 1:16～17).
2.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믿음에 의하여, 말씀 안에서 친히 말씀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권위로 인하여(요 4:42 ; 살전 2:13 ; 요일 5:10 ; 행 24:14), 말씀 안에 계시된 것은 무엇이나 참된 진리로 믿는다. 그 말씀의 각 구절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에 따라 행동하되, 명령의 말씀에는 순종하고(롬 16:26), 경고의 말씀에 대해서는 떨고(사 66:2), 금생과 내세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들을 믿는다(히 11:13 ; 딤전 4:8). 그러나 구원에 이르는 믿음의 가장 중요한 행위는 은혜의 언약이 있기 때문에(요 1:12 ; 행 16:31 ; 갈 2:20 ; 행 15:11),칭의와 성화와 영생을 위하여 그리스도만을 영접하고, 받아들이며, 의지하는 것이다.”
제15장 생명에 이르는 회개 │ 회개는 하나님께로 전향하는 것이다. 회개할 때는 구체적으로 회개해야 한다.
“1. 생명에 이르게 하는 회개란 복음적 은혜이다(슥 12:10 ; 행 11:18). 모든 복음의 교역자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의 교리뿐만 아니라 회개의 교리도 설교해야 한다(눅 24:27 ; 막 1:15 ; 행 20:21).
2. 이 회개에 의하여 죄인은 자신의 죄가 얼마나 위험하고 더럽고 추잡한 것인가를 의식하고 인식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본성과 의로운 법에 위배되는 것을 의식하고 인식한 후 회개하는 사람들에게 베풀어 주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비를 파악하고 자신의 죄에 대하여 슬퍼하고 증오한 나머지 모든 죄에서 방향을 돌려 하나님께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모든 계명들을 좇아서 하나님과 동행하기로 작정하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겔 18:30～31; 36:31; 사 30:22; 시 51:4; 렘 31:18～19; 욜 2:12～13; 암 5:15; 시 119:128; 고후 7:11; 시 119:6, 59, 106; 눅 1:6; 왕하 23:25).
3. 회개는 죄에 대한 어떤 속상(贖償)이거나, 용서의 원인도 아니다(겔 36:31～32 ; 16:61～63). 죄 사함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서 값없이 베풀어 주시는 은혜의 행위이다(호 14:2, 4 ; 롬 3:24 ; 엡 1:7). 그러나 이 회개는 모든 죄인들에게 꼭 있어야 한다. 아무도 회개 없이는 죄 사함을 기대할 수 없다(눅 13:3, 5 ; 행 17:30～31).
5. 누구든지 죄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회개했다고 해서 스스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는 구체적인 죄 하나하나를 낱낱이 회개하도록 힘써야 한다(시 19:13 ; 눅 19:8 ; 딤전 1:13, 15).”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의 중생론은 존 오웬, 리처드 백스터 등과 같은 청교도들의 중생론과 일치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의 중생론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성령에 의한 중생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하나님께서는 예정된 사람들을 그가 지정하신 적당한 때에 부르신다. 성령으로 조명하시고, 돌과 같이 굳은 마음을 살과 같이 부드러운 마음으로 만드시고, 저들의 의지(意志)를 새롭게 하신다. 그리함으로 이들을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이끄신다. 이와 같이 인간은 먼저 성령에 의해서 살아나고 새롭게 되어야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고 믿음과 회개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효과적으로 부르신 사람들을 칭의하시고, 양자의 성령을 주시고, 구속의 날까지 인(印)치신다. 효과적으로 부름 받고 중생하여 그들 안에 새 마음과 새 영을 창조함 받은 자들은, 그의 말씀과 그들 속에 거하시는 성령에 의하여 개인이 실제적으로 더욱더 거룩하게 된다. 몸 전체를 지배하던 죄의 권세는 파괴되고, 참으로 거룩한 생활을 실천한다.”
청교도들의 중생론에 있어서 중요한 강조점은, 오직 성령의 역사로 구원의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적 차원의 어떤 개발이 아니라, 오직 초자연적인 성령의 새롭게 하시는 역사로 구원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청교도 목사들은 바로 이러한 중생 혹은 회심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라고 가르쳤다.
대표적인 개혁주의 신조인 도르트 신조와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에는 청교도들의 구원론이 잘 반영되어 나타난다.
(개혁교회란 칼빈의 가르침에 따라 여러 가지 개혁된 신앙고백을 하는 교단을 총칭한다. 특히 영어권에 속한 칼빈주의 교회들은 장로교회라 부르고, 유럽 대륙에서는 개혁교회라 부른다.)
1. 도르트 신조
도르트 총회는 아르미니우스주의자들 때문에 네덜란드에서 야기되었던 일련의 문제들을 수습하기 위해서 1618년 11월 13일 도르트(Dort)에서 소집되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네덜란드 교회의 35명의 목사와 21명의 장로, 5명의 신학 교수들이었고, 18명의 평신도들이 세속 정권의 대표로 감시를 위해 정부에서 파송되었다. 외국에서 온 대표들은 모두 28명이었는데, 잉글랜드, 독일의 헤세, 브레멘, 스위스의 자유 도시인 베른, 취리히, 바젤, 제네바 등지에서 파송된 교회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도르트 총회는 칼빈주의자들의 국제적인 첫 회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1618년 11월 13일부터 1619년 5월 9일까지 154차례의 회합을 가졌다. 아르미니우스주의를 주장한 항의파들은 공식적인 교회의 대표가 아니었으므로, 동일한 권리로 참석하지 못했다. 총회는 아르미니우스파 목사들의 설교에 대해 심사했는데, 결국 총회는 항의파들을 모든 지역에서 완전히 면직시키기로 결정했다.
도르트 총회는 개혁 교회의 역사 중에서 유일하게, 준(準) 세계 교회 총회의 성격을 가진 회의였다. 도르트 신조가 칼빈주의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일치 신조’1)가 루터 교회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슷하다.2) 도르트 신조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함께 화란 개혁 교회의 교리 고백서이며, 미국에 있는 (화란계의) 개혁 교회의 고백서이다.
도르트 신조의 구원론 부분에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자.
제3, 4교리 인간의 타락, 그리고 하나님께로의 회심과 그 방법 │
제1조와 2조는 인간의 타락을 논하고,
제3조에서는 구원에 있어서 인간의 전적인 무능력을 논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죄 가운데서 잉태되었으므로, 본질상 진노의 자식이요, 구원할 만한 어떠한 선도 행할 수 없이, 악으로 기울어져서 죄 가운데서 죽는 죄의 노예이다. 따라서 중생케 하시는 성령의 은혜가 없이는, 하나님께로 돌아와 자기 본성의 부패함을 개혁할 수도 없고, 이것을 바랄 수도 없으며, 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지 못한다.”
제11조에서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회심을 이루시는지를 말한다. “하나님께서 택한 사람들 안에서 자기의 기쁘신 뜻을 성취하실 때, 즉 그들 안에서 참 회개를 하게 하실 때에, 외적으로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시고 또 성령으로는 그들의 마음을 강력하게 조명하셔서 하나님의 신령한 것들을 올바로 이해하고 분별하게 하실 뿐만 아니라, 중생케 하시는 동일한 성령의 효력으로 사람의 가장 깊은 곳까지 어루만져 닫힌 것을 여시고, 굳어진 마음을 부드럽게 하시고, 할례 받지 못한 것을 할례 받게 하시고, 지금까지 죽어 있던 의지를 살려서 새로운 의지를 갖게 하여, 악함과 불순종과 완고함에서부터 돌아서서 선하고 순종하고 온순하게 하시고, 또 활기차고 강하게 하여, 마치 좋은 나무처럼 좋은 행실의 열매를 맺게 하신다.”
제12조는 중생의 초자연적 성격을 말한다. 도르트 신조는 ‘중생’을 ‘새 창조’라고 말하면서 하나님께서 놀라운 방법으로 역사하시는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다 확실하게, 실패 없이, 효과적으로 중생하게 되고, 또 실제로 믿음에 이른다.”라고 하였다. 이 내용은 중요하므로 그대로 소개하겠다.
“또 성경에서 크게 찬양하는 중생이란 이러하다. 그것은 새롭게 하시는 것이요, 새로운 창조요, 하나님께서 우리의 도움이 없이도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시켜서 살아나도록 우리 안에서 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외적인 복음 전파나 도덕적인 설득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시는 것이 아니다. 또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하실 부분을 하시고 중생되거나 회심되는 것은 사람의 능력에 맡기시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분명히 초자연적인 역사요, 가장 강력함과 동시에 가장 기쁘고 놀랍고 신비롭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사역이다. 이 역사를 이루시는 이의 영감으로 기록된 성경에서 말씀하는 것처럼, 이것은 창조나 죽은 자의 부활의 효력에 뒤지지 않는 사역이다. 따라서 그 마음에 하나님께서 이처럼 놀라운 방법으로 역사하시는 사람들은 모두 다 확실하게, 실패 없이, 효과적으로 중생하게 되고, 또 실제로 믿게 된다. 이렇게 볼 때, 의지가 다시 새로워지는 것은 하나님의 역사와 영향으로 말미암는 일임과 동시에, 이러한 영향의 결과로 의지 자체가 활동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사람은 받은 은혜에 따라서 그 자신이 믿고 회개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역시 옳은 말이다.”
제14조는 하나님께서 구원 얻는 믿음을 주시는 방식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믿음이 하나님의 선물로 여겨지는 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자기들 좋을 대로 받아들이든지 거절하든지 하도록 주신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실체적으로 넣어 주시고, 불어넣으셨으며, 주입을 시키셨기 때문이다.”
도르트 신조의 중생론은 윌리엄 에임즈(William Ames)3)의 『신학의 정수』(1623년에 라틴어 초판이 암스테르담에서 출간됨)의 중생론과 같다. 에임즈는 도르트 총회의 정식 대표가 아니라 참관인으로 출석했으나, 고마루스(Gomarus, 1563～1641) 다음으로 깊은 영향을 끼쳤다. 에임즈는 부르심, 회심, 중생을 모두 같은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영접으로 인해 부르심은 회심이라고 불립니다(행 26:20).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모든 자들은 완전히 죄에서 은혜로 방향 전환하고, 세상을 따르는 삶에서 방향 전환하여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을 따르게 됩니다. 이는 또한 중생 혹은 새 생명의 시작, 새 창조,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불립니다. 성경에서도 자주 이와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요 1:13 ; 3:6 ; 요일 3:9 ; 벧전 1:23 ; 2:2). 엄밀히 말하면, 복음이 제시되는 것 자체가 부르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인간들을 효과적으로 초청하고 그리스도께로 이끄시기 때문입니다(요 6:44).”4)
이상 살펴본 도르트 총회의 가르침은 개혁 신학 전통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다음 2, 3세기 동안 개혁 교회 안에서 중생의 가르침이 나아가는 방향을 정했다.
2.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는 장로교가 채택하고 있는 공식적인 신앙 고백서이며, 한국 개혁주의 교회가 채택하는 신앙의 표준 문서이다. 그것은 웨스트민스터 총회(1643년 7월 1～1648년 2월 22일)가 29개월을 걸쳐 작성한 것이다.
이 회의는 장로교 세력이 강했던 영국 국회에 의해 1643년에 소집되었다. 국회는 1643년 6월 12일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라는 새로운 문서를 만들어서 영국 국교회를 개혁하고자, 다시 말하면 칼빈주의 노선으로 복귀시키고자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을 초빙하기로 결정했다. 1643년 7월 1일부터 1648년 2월 22일까지 5년 6개월 동안 런던 웨스트민스터 교회당에서 1,163회의 모임을 가졌다. 회의에 참석한 사람의 구성을 보면, 평신도 회원으로는 상원 대표 10명과 하원 대표 20명이 참석했고, 그리고 성직자는 121명이 참석했다. 참석자 대부분이 장로교파였으며, 독립파 대표가 5명이었다.5) 기타 소수의 온건한 감독파와 에라스티언주의자들6)도 있었다. 신학적으로 볼 때, 웨스트민스터 회의에 참석한 대표들은 모두 칼빈주의자들이었다.
웨스트민스터 회의는 그 회의가 결정해 놓은 안건의 범위나 능력에서 보든지 또는 후대에 끼친 영향 면에서 보든지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회의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7) 리처드 백스터는 그의 자서전에서 웨스트민스터 회의 구성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곳에 모인 성직자들은 탁월한 학식과 경건함 그리고 목회적인 능력과 충성심을 소유한 자들이었다. 나는 그들 중 하나에 속할 만한 자격도 없는 사람이기에 적대와 질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하여 더욱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데, 그 같은 부류에 관한 모든 역사적 사실과 우리에게 전수된 모든 다른 증거에 의해서 판단해 볼 때, 기독교계에 사도 시대로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 총회보다 (여러 면을 비교해 볼 때) 더 나은 성직자들이 모인 종교 회의는 없었다.”8)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는 영국에서 작성되기는 했으나 영국 국교회에서는 채택되지 않았고, 1648년에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를 채택한 스코틀랜드 교회와 연결된 영어권 장로교회의 기본적 신앙 고백이 되었다.9) 이 고백서는 미국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미국의 장로교회는 1729년에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를 법적으로 채택하고 모든 목사들에게 서명을 요구했다. 1648년 매사추세츠 회중교회가 교회 정치 부분을 수정하고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를 채택하였고, 1707년 침례교회도 교회 정치와 성인 세례 외의 교리 표준을 받아들여 1742년 정식으로 채택했다.
미국 북장로교회는 1903년에 신앙 고백서의 마지막 제33장 이후에 제34장 ‘성령에 관하여’, 제35장 ‘하나님의 사랑의 복음과 선교에 관하여’를 첨가하였다. 미국 남장로교회도 이 첨가된 부분들을 받아들였으며, 교회의 직원들 곧 교역자와 장로와 집사의 안수 시에 이 내용들에 서약할 것을 규정하였다.10) 우리나라 장로교에서는 1917년 9월 제6회 총회에서 채택하였다.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는 호방함과 균형과 정교함을 지녔다. 그리하여 이 문서를 비판하는 사람들조차 이 문서의 위엄과 치밀함을 인정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 중 구원에 관한 부분을 살펴보자.
제10장 효과적 부르심 │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는 도르트 신조와 같이 중생과 회심을 같은 것으로 보았다.11) 부르심, 중생, 회심을 동일한 사건으로 설명했다.
“1. 하나님께서는 생명을 얻기로 예정된 모든 사람을, 그들만을 그가 지정하신 적당한 때에 그의 말씀과 성령에 의하여 본성상 죄와 죽음에 처해 있는 상태로부터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은혜와 구원으로 부르신다(살후 2:13～14 ; 고후 3:3, 6 ; 롬 8:30 ; 11:7 ; 엡 1:10～11 ; 롬 8:2 ; 엡 2:1～5 ; 딤후 1:9～10). 그렇게 하실 때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하나님에게 속한 일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들의 마음에 영적으로 구원하시는 조명을 주시고(행 26:18 ; 고전 2:10, 12 ; 엡 1:17～18), 돌과 같이 굳은 마음을 살과 같이 부드러운 마음으로 만드시고(겔 36:27 ; 엡 1:19 ; 요 6:44～45), 저들의 의지(意志)를 새롭게 하사 그의 전능하신 권능에 의하여 선한 것을 결심하게 하시고, 효과적으로 이들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이끄신다(겔 11:19 ; 빌 2:13 ; 신 30:6 ; 겔 36:27 ; 엡 1:19 ; 요 6:44～45). 이때에 그들은 하나님의 은총에 의하여 자원하여 나오게 되어 있으므로 그들은 가장 자유롭게 나아오는 것이다(사 1:4 ; 시 110:3 ; 요 6:37 ; 롬 6:16～18).
2. 이와 같은 하나님의 효과적 부르심은 전혀 예지된 인간의 공로에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무조건적이고 특별한 은혜에서 온 것이다(딤후 1:9 ; 딛 3:4-5 ; 엡 2:4～5, 8～9 ; 롬 9:11). 인간은 전적으로 수동적이다. 인간은 성령에 의해서 살아나고 새롭게 되어야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고, 이 부르심 안에서 제공되고 전달되는 은혜를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요 6:37 ; 겔 36:27 ; 요 5:25).”
제11장 칭의 │ 오늘날 개혁 신학자들 가운데는 의의 전가로서의 칭의 교리에 집착하여 모든 은혜의 주입 개념을 배척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청교도들의 가르침과 정면 배치된다. 청교도들이 말하는 칭의 얻는 신앙은 성령의 선물이며, 성령의 새롭게 하심, 즉 은혜의 주입으로 말미암아 주어지는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인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칭의는 그리스도의 순종이 ‘전가됨으로’ 일어난다. 신앙만이 칭의의 유일한 수단이다.
“1. 하나님께서는 효과적으로 부르신 사람들을 또한 값없이 의롭다 하신다(롬 8:30 ; 3:24). ……
2. 이처럼 그리스도와 그의 의를 수용하고 의지하는 신앙만이 칭의의 유일한 수단이다(요 1:12 ; 롬 3:28 ; 5:1). 그러나 믿음은 의롭다 함을 받은 사람 안에서 단독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모든 다른 구원의 은혜들과 함께 한다. 이 믿음은 죽은 믿음이 아니라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이다(약 2:17, 22, 26 ; 갈 5:6).”
제12장 양자(養子) │ 칭의 다음에 양자가 온다.
“1. 하나님께서는 칭의 얻은 모든 사람들을 그의 유일무이한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양자의 은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다(엡 1:5; 갈 4:4～5). 또한 칭의 얻은 사람들은 양자가 됨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의 수에 들어가게 되고, 하나님의 자녀의 자유와 특권을 누린다(롬 8:17; 요 1:12). 이들은 또한 그들 위에 적힌 하나님의 이름을 갖게 되고(렘 14:9; 고후 6:18; 계 3:12), 양자의 영을 받는다(롬 8:15). 이들은 담대하게 은혜의 보좌 앞에 나갈 수 있고(엡 3:12; 롬 5:2),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 있으며(갈 4:6), 불쌍히 여김과(시 103:13) 보호를 받으며(잠 14:26), 하나님께서 필요한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고(마 6:30, 32; 벧전 5:7), 육신의 아버지께 징계를 받는 것처럼 하나님의 징계를 받는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버림받지 않고(애 3:31) 오히려 구속의 날까지 인(印)치심을 받고(엡 4:30), 영원한 구원의 상속자로서(벧전 1:3-4) 약속을 유업으로 받는다(히 6:12).”
제13장 성화(聖化) │ 거듭난 사람은 내주하는 성령에 의하여 실제로 거룩하게 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는 참으로 거룩한 삶을 살지 않는 자는 천국에 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효과적으로 부름 받고 중생하여 그들 안에 새 마음과 새 영을 창조함 받은 자들은,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의 공로를 통하여, 그의 말씀과 그들 속에 거하시는 성령에 의하여 개인이 실제적으로 더욱더 거룩하게 된다(고전 6:11 ; 행 20:32 ; 빌 3:10 ; 롬 6:5-6 ; 요 17:17 ; 엡 5:26 ; 살후 2:13). 몸 전체를 지배하던 죄의 권세는 파괴되고(롬 6:6, 14), 몸의 각종 정욕이 더욱 더 약화되며 죽고(갈 5:24 ; 롬 8:13), 나아가서 이들은 온갖 구원하시는 은혜 안에서 더욱더 살아나고 강건해져서(골 1:11 ; 엡 3:16～19) 참으로 거룩한 생활을 실천한다. 이와 같은 거룩한 삶을 영위하지 않는 한 아무도 주님을 볼 수 없을 것이다(고후 7:1 ; 히 12:14).”
제14장 구원에 이르는 믿음 │ 믿음과 회개는 구원의 순서상으로는 효과적 부르심 다음에 와야 하겠으나 칭의, 양자, 성화 다음에 둔 것은, 하나님의 행위인 칭의, 양자, 성화를 먼저 설명하고, 인간의 반응인 신앙과 회개를 설명하고자 한 것이다.
“1. 믿음의 은혜는 택함을 받은 자들의 마음속에 역사하시는 그리스도의 성령의 역사이다(고후 4:13 ; 엡 1:17～19 ; 2:8). 이 믿음의 은혜에 의하여 택함을 받은 자들이 그들의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믿음을 가질 수 있다(히 10:39). 이 믿음은 보통 말씀 사역을 통해서 생긴다(롬 10:14, 17). 이렇게 생긴 믿음은 말씀과 성례의 시행 및 기도에 의하여 성장하고 강화된다(벧전 2:2 ; 행 20:32 ; 롬 4:11 ; 눅 17:5 ; 롬 1:16～17).
2.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믿음에 의하여, 말씀 안에서 친히 말씀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권위로 인하여(요 4:42 ; 살전 2:13 ; 요일 5:10 ; 행 24:14), 말씀 안에 계시된 것은 무엇이나 참된 진리로 믿는다. 그 말씀의 각 구절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에 따라 행동하되, 명령의 말씀에는 순종하고(롬 16:26), 경고의 말씀에 대해서는 떨고(사 66:2), 금생과 내세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들을 믿는다(히 11:13 ; 딤전 4:8). 그러나 구원에 이르는 믿음의 가장 중요한 행위는 은혜의 언약이 있기 때문에(요 1:12 ; 행 16:31 ; 갈 2:20 ; 행 15:11),칭의와 성화와 영생을 위하여 그리스도만을 영접하고, 받아들이며, 의지하는 것이다.”
제15장 생명에 이르는 회개 │ 회개는 하나님께로 전향하는 것이다. 회개할 때는 구체적으로 회개해야 한다.
“1. 생명에 이르게 하는 회개란 복음적 은혜이다(슥 12:10 ; 행 11:18). 모든 복음의 교역자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의 교리뿐만 아니라 회개의 교리도 설교해야 한다(눅 24:27 ; 막 1:15 ; 행 20:21).
2. 이 회개에 의하여 죄인은 자신의 죄가 얼마나 위험하고 더럽고 추잡한 것인가를 의식하고 인식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본성과 의로운 법에 위배되는 것을 의식하고 인식한 후 회개하는 사람들에게 베풀어 주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비를 파악하고 자신의 죄에 대하여 슬퍼하고 증오한 나머지 모든 죄에서 방향을 돌려 하나님께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모든 계명들을 좇아서 하나님과 동행하기로 작정하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겔 18:30～31; 36:31; 사 30:22; 시 51:4; 렘 31:18～19; 욜 2:12～13; 암 5:15; 시 119:128; 고후 7:11; 시 119:6, 59, 106; 눅 1:6; 왕하 23:25).
3. 회개는 죄에 대한 어떤 속상(贖償)이거나, 용서의 원인도 아니다(겔 36:31～32 ; 16:61～63). 죄 사함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서 값없이 베풀어 주시는 은혜의 행위이다(호 14:2, 4 ; 롬 3:24 ; 엡 1:7). 그러나 이 회개는 모든 죄인들에게 꼭 있어야 한다. 아무도 회개 없이는 죄 사함을 기대할 수 없다(눅 13:3, 5 ; 행 17:30～31).
5. 누구든지 죄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회개했다고 해서 스스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는 구체적인 죄 하나하나를 낱낱이 회개하도록 힘써야 한다(시 19:13 ; 눅 19:8 ; 딤전 1:13, 15).”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의 중생론은 존 오웬, 리처드 백스터 등과 같은 청교도들의 중생론과 일치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의 중생론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성령에 의한 중생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하나님께서는 예정된 사람들을 그가 지정하신 적당한 때에 부르신다. 성령으로 조명하시고, 돌과 같이 굳은 마음을 살과 같이 부드러운 마음으로 만드시고, 저들의 의지(意志)를 새롭게 하신다. 그리함으로 이들을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이끄신다. 이와 같이 인간은 먼저 성령에 의해서 살아나고 새롭게 되어야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고 믿음과 회개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효과적으로 부르신 사람들을 칭의하시고, 양자의 성령을 주시고, 구속의 날까지 인(印)치신다. 효과적으로 부름 받고 중생하여 그들 안에 새 마음과 새 영을 창조함 받은 자들은, 그의 말씀과 그들 속에 거하시는 성령에 의하여 개인이 실제적으로 더욱더 거룩하게 된다. 몸 전체를 지배하던 죄의 권세는 파괴되고, 참으로 거룩한 생활을 실천한다.”
청교도들의 중생론에 있어서 중요한 강조점은, 오직 성령의 역사로 구원의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적 차원의 어떤 개발이 아니라, 오직 초자연적인 성령의 새롭게 하시는 역사로 구원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청교도 목사들은 바로 이러한 중생 혹은 회심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라고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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